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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n by 狂風
부산 불꽃축제를 다녀왔습니다.

대학가에서 애인과 놀다가 혼자 가신다는 어머니와 함께 하기 위해 이동을 했습니다.

어머니와 합류한 지점에서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일기 예보에서는 1~4mm 정도의 비가 올지 말지 고민하다 오는거니 쫄지 말라고 하더군요.

어리석게도 기상청을 믿고 별거 아니겠지 했는데 점점 굵어지는 겁니다.

하지만 체감상 4mm 정도였는지라 이정도 하고 말겠지하는 심정에 편의점에 가서 저렴한 우산 2개만 구입했습니다.

오늘 머리를 하신 어머니에게 하나를 드리고 애인과 함께 나머지 우산을 쓰고 느긋하게 걸어 갔습니다.

메가마트를 지날 즈음만 해도 평소같으면 우산 안 쓰고 다닐 정도의 빗방울만 떨어 지길래 안심을 했습니다.

삼익비치 앞 해변길을 걸어 가는데 보니 비가 와서 그런지 작년보다 훨씬 적은 인원이 있었습니다.

이정도면 아직 모래사장에 자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잠시 했지만 점점 안쪽으로 갈수록 기대를 접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원래 애인과 둘이 오려고 했던지라 돗자리가 없어서 은박자리를 하나 샀습니다.

어머니께 잠시 기다리시라고 하고 간단하게 먹을 것을 사러 해변가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지옥이 시작되었습니다.




빗방울이 점점 굵어 지는걸 느꼈지만 금방 그치겠지 하며 어리석게 기상청을 믿고 간단한 음식들을 샀습니다.

축제 특유의 바가지도 신경쓰지 않고 따뜻한 물오뎅까지 산 후 어머니가 계신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즈음 드디어 기상청의 음모가 드러났습니다.

오로지 부산 지방 기상청만 믿고 가벼운 준비만을 한 우리에게 하늘은 무참하게 비를 쏟아 붓기 시작한겁니다.

도저히 우산으로는 다 막을 수 없는 양의 비가 오기 시작했고 은박자리위로 튄 빗물이 강을 이루려 앉은 자리로 몰려 들었습니다.

이대로는 도저히 견디기 힘들다 판단, 그래도 온 거 서서라도 보자는 생각에 음식을 모두 접고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빗방울은 점점 더 굵어지고 왜 아까 우비대신 우산을 샀을까 하는 자책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행사 시작 20분 전에 전원 합의하에 철수를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젖은 옷으로 행사가 끝나는 시간까지 바닷가에 있는건 몸이 상하는 지름길이라는 판단이였습니다.

재빨리 짐을 안고 우비를 입은 행렬을 역행하며 메가마트까지 빠져 나오는 동안 간간히 등뒤로 들리는 폭죽소리에 멈췄습니다.

하지만 무심하게 쏟아지는 비에 금새 발걸음을 재촉할 수 밖에 없었지요.

아쉬움에 메가마트 앞에서 차를 타는 동안에도 건물틈으로 보이는 불꽃에 시선을 빼앗겼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동안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빨리 철수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뼈에 깊이 새긴 그날의 교훈.

기상청은 믿지 말자.

바닷가에 갈 때는 무조건 우비를 챙기자.

불꽃축제는 낮에 가서 자리잡자 정도...



ps. 사진요? 그 난리통에 사진은 무슨 사진이겠어요.
ps2. 그래도 내년에 또 갈겁니다. 개근상 받아야죠. 무엇보다 TV 중계따위 그 현장의 감동을 5%도 못 전합니다. 무조건 절대로 직접 가서 그 어마어마한 광경을 보세요. 광안리 해변 가게들이 테라스 자릿세만 1인 15만원 부를 배짱이 어디서 생기는지 알 수 있습니다. 중계랑은 차원이 틀려요, 차원이...
by 가부키쵸 | 2011/10/30 08:07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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